이전에 내 연출작품들에서 부족했던 부분들, 새롭게 배운 부분들을 적어볼까한다.
지역에서 활발히 활동하시는 감독님의 단편영화 연출부로 들어갔다. 조연출 경력이 오래되신 분이시라, 짧은 프리단계라는 변수가 있었지만 본인이 조연출,PD롤까지 훌륭히 해내실수있는 감독님이셔서 짧은 시간안에 모두 훌륭하게 직접 해내셨다.
역할은 진행을 돕는 현장 연출부 업무, 그리고 슬레이트를 쳤다. ( 일촬표나 컷리스트 같은 것들은 감독님이 직접 다 맡아하셨다)
했던 역할들을 두서없지만 조금더 구체적으로
- 일촬표와 시나리오와 의상셋업표를 작은 종이에 출력해서 제본을해서 챙겨다니니 매우 편하고 체크하기 좋았다.
- 연출부 둘이서 일했는데 합이 잘맞아서 매우 수월했다. 한 명이 이번씬, 다음씬의 소품을 체크하고 준비하면 한 명은 배우님의 의상 셋업을 체크하고 공유해드리는 식.
- 이번씬과 다음씬에 대한 설명과 진행을 모든 부서에게 전달하고 공유하는 역할.
- 모니터를 어디다 설치할지 체크하고, 셋업을 같이하는 역할.
- 장소의 미술을 바꾸어야하는 경우가 다반사니 사진을 잘 찍어놓고, 조심히 옮겨놓고. 촬영이 끝나면 원상복귀로 다시 세팅해놓는 것.
- 동물이나, 등등의 통제가 필요한 일들이 있을때. 통제하는 것.
- 제작부 일도 나누어서 같이 했다. 사실 감독님이 이 부분도 직접 준비해서 대부분 같이 하셨지만.
- 필요한 사진을 찍고, 여러 작고 큰 일들. 역할이 분담이 되지 않은 일들에 대해서 하는 것 <- 그렇다고 생각한 일들은 대부분 연출부 일인것일지도 !?!
- 슬레이트를 칠 때는 너무 크지않게, 배우님과 너무 붙지않고, '딱!'하는 한번의 소리만 나도록 잘 잡아서 치기. / 거리는 렌즈에 따라서 달라짐!
- 촬영 전에 회차의 첫 씬부터 시작해서 현장이 시작하고 그 다음씬으로 넘어가기까지를 머릿속으로 계속 시뮬레이션하고 실제로 준비를 꼼꼼히 해보니 마음이 조금 편해졌던것 같다. 소품이라던가 의상도 직접 한번씩 더 확인하고 위치를 가장 잘 알고있는 사람이 되었어서 더 마음이 편했다.
- 감독님이 이전 현장에서 계속 웃고 계셨던것이 기억나서 나도 웃으며 현장에서 일을 하려고했는데, 기억해보니 정신없어서 그런 온화한 미소는 못지었던것 같기도하다.
- 날씨가 춥다 보니까, 중간중간 배우님들의 겉옷 같은것들에 대한 것들, 핫팩등의 케어가 중요하다고 느꼈다.
- 대부분의 실내 로케이션들이 크지 않았어서. 스태프들의 짐과 촬영팀의 짐을 앵글에 걸릴때마다 계속 왔다갔다하면서 옮기고 숨겨야만 했다. 이부분에 대해서 잘 고민해보고 미리 계획을 잘 세워둘 수 있다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 슬레이트를 칠때는 스크립터님과 사운드감독님과 계속 소통하며 체크해가며 진행했던것.
- 촬영 장비나 녹음 장비들을 피치 못하게 옮겨야할경우에는 꼭 말씀드리고 허락 맡고 옮기기 / 왠만하면 해당 부서 분들이 하실 수 있도록! / 반대로 연출부 업무나 일들은 연출부 팀이 잘 할 수 있도록!
두서 없는 기록들.
- 감독님이 이전에 조연출을 하셨던 현장에서 가장 인상깊었던것은 물리적으로 빡센 현장임에도 불구하고, 항상 웃고 계셨다는 점이다. 그리고 사운드 스피드 / 카메라 롤을 콜하는것, 슬레이트까지의 롤을 겸업해서 하셨고. 이번 현장에서 나도 그렇게 했다. => 연출도하고 연출부도 왔다갔다하다보니 모니터 앞에서 많은것들을 계산하고 그려보는데 연출가가 최대한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주는것이 좋겠음을 느꼈다. 레디 액션은 감독님이.
- 현장이 물리적으로 빡센 대신에 삼시세끼 밥을 정말 잘 챙겨주셨다. 내 현장에서는 충분히 밥을 잘 챙겨주지 못하거나, 밥 시간이 지나기 일쑤였는데. 스태프들은 밥을 정말 중요하게 생각한다고 느꼈고, 밥을 먹은뒤에는 간단한 음료도 꼭 필요하구나를 한번 더 느꼈다. 특히 커피같은 카페인. 그리고 각자가 간식을 잘 챙겨다니지만 간식들도 가능하다면. 밥을 잘 챙겨주면 불만이 줄어든다고 생각했다.
- 키스태프분들과 촬감님 크루, 배우님을 포함한 현장 전원이 고성이나 짜증을 내지 않는 환경이었기도했다. 오히려 부족한 부분들을 좋게 말씀해주셔서 많이 배우는 현장이었다. 인성이 좋은 스태프님들을 잘 모집하는것도 연출자의 역량이라고도 생각했다.
- 스토리보드를 글콘티와 촬감님이 카메라로 찍어서 가지고 계신 현장이었었는데. 현장에서의 유연성이나 촬영감독님도 편집점을 같이 고민하며 작품을 만들어가는 모습에서 많이 배웠다. 연출님도 필요한 샷들과 편집점들에 대해서 계속 그려가며 만들어가셨는데. 나도 내공을 더 쌓고 그렇게 그릴 수 있도록 더 노력해야겠다고 생각했다.
- 생각보다 광량이 전반적으로 낮은 경우가 많았다. 이전에 장편 촬영현장에서도, 이번 현장에서도 꾸준히 활동하시는 베테랑 촬영감독님들의 현장인데도 그런 점이 신기했다. iso는 4000정도. 내 현장에서는 이전에 이 부분 때문에 컬러밴딩과 암부노이즈로 고생을 많이하고 디테일에 대해서도 얼만큼 깔끔히 살릴 수 있을까에 대한 감이 부족해서 밝게 찍고 낮추는 전략을 사용했었는데. 감독님들은 현장에서 보여지는 화면과 디테일로 승부를 보시는 것 같았다.
- 배우님들의 자세나 노련함이 정말 좋았다. 이번씬이 어떻게 연결되는지, 전체 흐름에서 어떤 역할을 하는지 매번 파악하려고 노력하는 배우님들이셨고. 서로 정말 감정과 행위에 대한 주고받음을 '진짜'로 행하고 영향을 줄 수 있도록 노력하는 배우님들이셨다. 여러 정답이 있겠지만 나는 이 방법론으로 연기하신 이 배우님들의 연기가 참 좋았다.
다음 현장에선?
- 조금 더 필요한 잡동사니들을 잘 챙겨다니기, 가위나 칼이나 테이프(개퍼 테이프면 좋겠다고 생각하는데 너무 비싸서 고민이..)
- 예산에서 식비와 다과비에 충분히 할애하기
- 동시녹음 기사님에게도 모니터를 드릴 수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 집중해서 퀄리티를 낼 수 있는 촬영 시간의 맥시멈을 정해놓고, 예산 안에서 그 시간의 그 회차에 만들어낼 수 있는 시나리오를 쓰거나, 수정해서 완성해야겠다고 생각했다.
- 결국에는 많은 대화와 소통과 설명이라고 생각했다. 나는 이전 현장에서 메인 촬영 감독님과 밖에 제대로된 소통을 하지 못했다고 생각하는데. 프리 단계에서부터 모든 키스태프 분들과, 배우님들과 작품과 프로덕션 진행, 포스트 계획까지에 대한 구체적인 그림이 동기화가 되어있으면 좋으면 좋았지 나쁜점은 없지 않을까 생각했다.